하나님의 은혜로 '나목' '고엽' '약수터' '겨울 꽃' 4편의 시가 '詩의 끈을 풀다' 4호에 수록되었습니다. 나목 나뭇잎이 불타서 뼈만 남은 나뭇가지에 숨넘어가는 마른 잎이 고독하게 매달렸다 화려함 뒤에 감추어졌던 이면이 풍상을 몸소 겪으며 겨울빛으로 달랜다 야위어 바람이 불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둥지는 회향을 품고 텅 비었다 남은 것은 적나라한 생채기뿐이라 햇볕마저 온기가 얼어붙어 차갑고 찬바람이 휘돌아 마른 잎의 목을 조인다 된서리를 맞아 낙향한 낙엽은 뿌리를 찾고 심장이 뛰는 뿌리의 원기가 동맥을 타고 모세혈관에 퍼져 재봉춘할 꿈을 꾼다 차가운 시간 속에서의 기다림은 길고도 길어 그리움이 허공에 매여 붙박였다 사지가 마비되어 기억상실증에 걸려 추억은 낙엽 속에서 썩어 가고 맨몸으로 맨손을 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