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보의 이발사
트레보 극장에 들어서면
세비야의 피가로 나는야 만능 일꾼
아리아가 울리고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관객에게 하얀 의상이 입혀지고
관객은 목석이 되고
순한 양이 된다
관객과 대화하는 조각가
원하는 모양새를 날리고
순간의 각본으로
섬세한 손놀림을 한다
풀잎의 서리 같은 이슬을 사랑하는 명인
작품에 대한 신념으로
서리 맞은 머리카락을 깎고 다듬는다
패트병 오케스트라의 아롱진 물고기들
아래위 넘나들며 높고 낮은 음으로
연주하고 노래한다
눈앞에 트레보의 이발사 무대가 펼쳐졌다
국내와 세계 무대를 넘나든
명인의 공연이 연출된다
<201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