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오리마을의 참맛
비 갠 후
오리마을 나무숲은 푸른빛이 반짝거리고
울타리에선 엉터리 오리가 더욱 목청껏 소리 낸다
엉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십여 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이어왔다네
발 들이자마자
알록달록 대리석 돌판에
눈은 지글지글하고 입안은 벌써 군침이 돈다
십여 가지나 옷을 껴입은 오리는
옹기의 열기에 벌거벗고
진한 살내로 코를 당긴다
신토불이는 한방과 어울러
엉터리의 참맛을 우러내고
혀끝에 깊은 맛을 고조시킨다
귀한 국물 한 방울도 아까워
밥알 알알이 스미고
남김없이 삭삭 긁는다
어느덧 몸은
엉터리의 깊은 참맛에
기운이 오르고 날개가 팔랑인다
<2015.7.13. 교우들과 엉터리 오리백숙을 느끼며. 시인 김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