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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낙전골에 가득한 우정

솔랭코 2015. 6. 12. 09:13

상낙전골에 가득한 우정


잔뜩 찌푸린 날씨가 기분 좋은 오후
살갗을 간질이는 이슬에 애는 타지만
간혹 흩뿌린 굵은 방울 목구멍 적시네

굿샷!
하늘도 굿샷
땅도 마음도 몸도
모두가 하나 되어 굿샷

용인골 공세촌 정가네 옹고집에
뒤풀이가 열렸다
들어는 보았는가 상낙탕이라고
먹어는 보았는가 상어탕에 낙지 샤브샤브

명인의 손끝에서 우러나온 육수에
대야를 한 바퀴 돈 두툼한 상어 토막과
큼지막한 롱다리 옥토퍼스와
황전의 청정 미나리가 어울린 천하 일미

상어는 애초에 붕우들을 위한 최가의 마음이요
낙지는 이날을 위해 참아 온 정가의 마음이요
외로운 잔은 모두에게 대작하기를 하소연하는 황가의 마음이요
꼽사리는 그저 김가의 몫이요 복일세

시간이 무르익어
상어탕에 미나리 듬뿍한 낙지 샤브샤브는 진국의 전골이 되었네
마음이 가득하구나
굿샷!

<2015.6.11. 옹고집에서 벗들과 뒤풀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