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 세 자매
허름한 골목 선지빛 붉은 사인
국밥 먹는 날이라고 멱따네
신발이 수백 켤레 닳도록 수소문해도
나 몰라라 진상을 고하는 이 하나 없구려
벗의 한마디에
마음과 뇌는 오직 국밥뿐
진정 안성5일장에
안성맞춤 국밥집 하나 없는가
인색한 귀를 접고
스스로 눈을 뜨니
문객을 부르는 현판이 보이는구나
쾨쾨한 냄새를 삼키고
수십 해 자신하는 국밥을 한술 뜨니
담백한 맛이 그만이구려
벗이 수준을 인정하니
벗이 그렇다면 또 그런 것이요
겉보기 달리 선입관 달리
내 입맛에 안성맞춤이구려
한 아줌씨
옥수수 입에 물고
침이 마르도록 칭송을 하네
소머리국밥집 물려주고
순대국밥 긍지 삼는
여주인 맘씨와 입담이 달달하구나
어느새 음식나라 동생 분 좌정해 있어
말씨와 말씨를 나누다보니
지나온 세월에 정감이 가네
주머니 다 털은 친구의 빈손에
부침개 큰손으로 화답하누나
인색한 귓덩이 호감이 되네
야채 파는 진짜한우암소국밥집 막내 씨는 어데 가셨나
상면도 못하고 발길을 돌리려 하니
빈 마음 일 듯 아쉬움 남네
안성맞춤 세 자매 세월 흐르네
<2014.1.2. 안성 중앙시장 세 자매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