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바람
선입관이라는 편견을 품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사랑을 좇다가 멀어졌다
가슴 녹이는 속삼임에 취해
온화한 줄만 알았건만
돌변해서 변심하는
뒤끝 남는 사나운 기억이었다
날갯짓 못 해 느림보 이다가
날개가 없어 쏜 살이 되어
시간을 꿰뚫어 버려
흔적 없는 상처를 남기고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속마음의 무게를 알 수 없어
스치는 기운을 달아 봐도
초침이 흔들리지 읺는다
시작도 끝도 없는 공허 속에
심장이 고동치고 맥박이 뛰는
날개 없는 바람이 난다
트롯 대전
나이가 철들기 전
숨 넘어가는 고개에서 미끄러지고
가슴을 찌르는 산마루에서 뚝 떨어져
벼랑에 매달린 목울대가 굴곡을 겪어
물결이 구성지도록 꺾기를 한다
깃털을 단 오르막이 날갯짓하고
발을 헛디딘 내리막이 추락해
평탄한 길 혹부리에 걸려 넘어져
절룩절룩 하는 고음과 저음이
폐부를 찔러 울고 웃는다
한 눈 팔고 귓가로 들어도
외로움을 걷는 외길이
구음으로 안개를 걷어 내고
손짓 발짓으로 존재를 드러낸다
생사의 갈림 길
죽음의 계곡 쌍벽의 외나무다리에서
어제와 오늘이 맞부딪쳐
비장한 가슴이 비수를 꺼낸다
혼자와 혼자가 하나 되어
입과 손발을 맞추어 화음을 이루고
혼자가 무지갯 빛으로
생존의 몸부림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