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전의 기상
백운산 자락 황전천 가에서
백년을 이은 황전의 교우들이
한날한시에 모이라는 한마디에
만사를 제쳐 놓고 일사분란하게 한자리에 모였다
한 교우의 모친상으로
비록 기쁨의 자리는 아니나
이십여 벗들이 한 상에서 슬픔을 함께 나누니
이 또한 기쁨이 아니런가
나의 색에 너의 색이
서서히 스며들어 하나 되는 꿈두레에
사십 년 세월 흘러도 여전히 함께하고
슬픔도 기쁨도 서로 나누니 기상이 훌륭하구나
구면에도 생면부지에도 반겨주고
마음도 나누고 꼴뚜기도 먹여주니
은행나무 같은 높은 이상을 품은 교우들의
철쭉 같은 화목과 사랑이 아름답구나
<2014.12.14. 순천 장례식장에서 황전의 교우들과 자리를 함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