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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눈

솔랭코 2022. 2. 1. 15:20

설눈

 

 

설날이라고 눈이 내린다

 

새하얀 달빛으로 빚은 설눈이

묵은해를 하얗게 덮어 버리고

새해를 순수하게 장식한다

 

달력을 넘기니 새 달이 뜨고

새해가 백지처럼 비어 있다

 

눈밭에 첫걸음으로

신발의 먼지를 씻어 내고

발자국을 새겨 나가야 한다

 

제아무리 뛰어난 화가나 시인이라도

자연의 솜씨에 비할 수 없다마는

 

눈이 녹아 바닥이 드러나기 전에

눈을 뭉쳐 눈사람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막힘이 없어 눈이 내리니

비운 마음 한복판에 서서

눈꽃을 피워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