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에 출간한 김명석 시인의 「바지랑대 자모」는 3시집이자, 2017년 ‘기독교문예’ 등단 이후로는 첫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고 78편이 수록되어 있다. 1부(호랑거미)는 세상사에 대한 시들이고, 2부(숨)은 삶에 대한 시들이며, 3부(바지랑대 자모)는 어머니(慈母)에 관련한 시들이다. 그리고 4부(동행)은 그동안 동행한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시들이고. 5부(설중매)는 제11회 ‘기독교문예’ 신인문학상 수상 작품(설중매, 가을 순례, 노을)을 포함한 신앙시들이다. 김 시인은 17세의 나이에 수도중학교 제1회 백일장 운문 부문에서 차상을 수상한 이후로 세상과 사물과 삶을 내면적으로 바라보고 사고해 왔다. 으레 그렇듯이 이번 시들에도 그가 깊이 통찰한 내면이 녹아들어 있다. 김 시인은 시를 짓는 데 있어서 ‘통찰’‘함축’‘절제’ 이 세 가지 요소를 중시한다. 그러면서 주로 비유와 은유로 시를 빚는다. 이번 시집의 시들에서도 그러한 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가 삶을 진실하게 사는 것을 신념으로 삼듯이 이번 시들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삶의 진실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5부로 각기 다른 면의 시들 같지만 모든 시들이 삶 속에서의 그의 통찰과 내면과 신념으로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시집의 시들을 읽다 보면 공감하면서 마음의 휴식과 위안과, 진리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시집의 전반부인 1부와 2부는 현대시의 주류(主流)라 할 수 있는 비유와 상징, 그리고 이미지의 중첩[overlap]으로 약간 난해한 작품들이다. 현대시의 주류를 이루는 난해시 계열이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오히려 간명하게 정리할 수도 있다. 주체 인간과 대상 사물의 위치가 전도되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표현 기법이 김명석 작품의 독자성이며 특징이다. 김명석 시인이 추구하는 언어의 추상화는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다. 이는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자질인가, 그렇지 않으면 후천적으로 갈고 닦아 형성된 능력인가, 분명하게 갈래를 지을 수는 없지만 양자가 융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명석 시인은 비유와 함께 표현의 멋을 살려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서술과 묘사의 절묘한 결합이 놀랍다. 또한 의미와 이미지의 연쇄(連鎖)에 의한 형상화로 감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어떤 시행은 가히 잠언적(箴言的) 위상에 이른 작품이라 하겠다.
후반부인 3부에서 5부는 난해성을 벗어나 서정성으로 감동을 생성하는 작품들이다. 김명석 시인의 정서적 촉각은 서민의 삶을 향하여 열려 있다. 주변에서 만나는 서민의 삶이 그만의 형상화 능력에 의해 진솔하게 그려진다.
김명석 시인의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내면의 묘사와 비유를 통하여 작품성을 높이는데, 그의 상상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또한 우리 말글을 적절하게 결합하여 ‘읽는 재미’를 부가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김명석 시인의 뛰어난 ‘달란트(talent)’라 하겠다.
│해설│ 문학평론가 리헌석
- 대전문인협회 7,8,9대 회장 역임
- 한국문인협회 평론분과 이사 역임
- 현, (사)문학사랑협의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