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열 손가락
앙 다문 여섯 손가락 하고도 아직
백을 채울 네 손가락이 기운차다
맑은 서편 하늘에
꿈과 소망을 수놓은 뭉게구름이 노을빛에 물들어 보랏빛 숲을 이룬다
하늘길을 따라 초롱꽃이 주렁주렁
빛이 초롱초롱하다
늘 주름진 손가락 마디마디가 숲을 헤칠 때마다
십자꽃이 피어나 걸어온 길에 향기를 뿌리고
소담한 음식들이 살맛을 돋운다
논산에서 숲을 옮긴
동산에는 포도 향과 소금이 가득하고
바라지로 밤낮 빛이 비치고
기도 말씀 찬송으로 마디마디를 채운 레시피로 풍미롭다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아름다운 신부의
굳게 매듭진 열 손가락에 사랑이 박동하고
은혜의 강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