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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다이아몬드

솔랭코 2021. 6. 5. 17:15

어둠 속의 다이아몬드

 

 

연이어 내린 비로 배가 잔뜩 불러

제 몫을 다한 보통리저수지*는 태평하다

해거름을 거무스름하게 칠하는 어둠을

덮고 누워 저녁거리로 별을 삼킬 준비한다

 

노을빛이 연꽃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연잎이 교만을 억누르고

수면과 평행으로 둥글게 살고 있다

노을빛에 물들 연꽃의 화려한 개화를 위해

오랜 시간을 묵묵히 바치고 있다

 

화성별궁**의 들보가 머릿속을 도려내고 있다

골다공증에 걸린 연근을 들깨로 버무려 위로한 살맛

 

블랙커피 잔에 어둠이 섞이는 다이아몬드***에는 다이아몬드가 없었다

쇼윈도에 예쁘게 봐 주기를 기다리는 액세서리들만

 

빛나지 않는 액세서리에 불과했던 또는 불과한 시간들

 

어둠 속에서 빛이 비칠 때

다이아몬드는 있었다

옆에도 앞에도

 

주문대의 친절한 다이아몬드 미소

 

어둠을 뚫고 살아온

그대는

우리는

빛나는 다이아몬드

 

*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에 있는 저수지

** 융건릉 인근에 있는 음식점

*** 보통리저수지 앞에 있는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