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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솔랭코 2020. 7. 24. 10:31

날씨

 

 

며칠 동안 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기분이 꿀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후련합니다

그만큼 마음이 메말라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내주에도 비가 예보되어 있지만

마음이 편해짐을 느낍니다

 

난데없이 강풍이 불어

빨랫줄에 걸려 있던 옷이 바닥에 널브러집니다

느닷없이 번개가 심장을 쳐

가슴이 저립니다

 

햇볕이 쨍쨍하다가 소나기가 내리고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치는 게

날씨이지요

변덕스러운 게 날씨이지요

사람의 마음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다소 우울하기는 하지만 날씨 탓으로 돌리면 되겠지요

세상이 그러려니

인생이 그러려니

하면 되겠지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니

돌이키면 되겠지요

 

갈대는 잔바람에도 흔들리고

나뭇가지는 센바람이 불면 흔들리지만

거목은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지요

낙숫물이 떨어질수록

돌은 파이지만

파이는 자리는 둥그레지지요

멋지게 다듬어진 조각상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모난 게 깎이고

둥글둥글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