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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길

솔랭코 2020. 7. 5. 18:15

뒤안길

 

 

수레바퀴 따라 발길 닿는 곳

해그림자 이어진 속에

삶을 바느질하는 일손 한가롭다

 

아궁이에서 장작이 타며 타령이 울리고

빈대떡에 막걸리 한 사발로 시름을 달래며

하루를 땜질한다

 

처녀 총각이 화방에 옹기종기 앉아 붓질하고

화상을 벽에 붙이며 청춘을 갈무리한다

 

열린 창살문 사이로 아낙네 화장하며 나이를 모자이크하고

 

냇가에 앉은 노처녀 떠난 임 그리워하며 세월을 한탄하다

 

해가 산등성이에 걸릴 무렵

뒤안길 걷는 행려 뒤로

옅은 그림자 길게 드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