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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동행

솔랭코 2020. 4. 13. 09:40

광교산 동행

 

 

만발한 벚꽃이 새하얀 등불을 밝히니

찌들고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활짝 펴지고

행복 지수가 정상을 향해 오른다

 

벚꽃이 수십 번 지고 핌이

육십 고개를 넘은 동행에게 오늘을 위해서였던가

간밤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오늘의 화사함을 위해서였으리라

새하얀 벚꽃이 마음에 녹아들고

화사한 마음이 벚꽃에 녹아든다

수십 년 춘하추동이 주름져

동행의 마음이 서로 겹쳐진다

 

흰 구름 자적하는 푸른 하늘 아래 농장 한편에 어깨를 맞대고 마주앉아

찰진 도토리묵과 바삭한 감자전을 나누며 곰삭은 세월을 곱씹는다

맹물의 벌거숭이 닭백숙이 첫술에 질기고 싱거웠어도

시간이 버무려져 부드러워지고 진국이 되었다

걸쭉한 죽을 나누며 앞날의 진한 동행을 묵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