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같이 꽃잎같이
겨울 언저리에 동백꽃이 붉은 피로 거듭나
봄의 길목에 매화에 핏기가 돌고 하얀 살이 돋아난다
겨울도 모른 채 어느새 완연한 봄
산수유꽃이 팔다리를 뻗어 기지개를 켜고
목련화가 얼굴을 활짝 펴고
개나리꽃 위엔 노란 나비가 화사한 벚꽃 위엔 하얀 나비가 날개를 나울거린다
진달래꽃 철쭉꽃이 연분홍 단장을 하고
라일락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꽃잎을 벌려 향기를 풍긴다
알맞은 온도와 기후면 져도 거듭나는 꽃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피어나는 꽃
죽고 거듭나고 죽고 거듭나는 꽃
꽃망울같이 꽃잎같이
마음을 열어 향기를 내뿜어야 하리라
꽃잎을 벌리지 않은 꽃은 꽃망울을 터뜨려야 하리라
죽고 거듭나고 죽고 거듭나고
사시사철 꽃망울을 터뜨려 꽃잎을 벌리고 향기를 내뿜어야 하리라
<2019.4.13. 완연한 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