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8일(토)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제11회 '기독교문예' 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제가 시부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동안 응원하고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등단시인으로서 더 훌륭한 작품을 선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당선시 세 편(설중매, 가을 순례, 노을)과 마지막에 응모했던 시 중 한 편(해바라기)을 더 올립니다.
<설중매 / 김명석>
겨울의 소맷자락 너풀거려
꽃샘바람에 내려앉은
눈송이 인
매화가 봄을 전하고 있다
냉기가 살을 에여
홍매가 피멍이 들고
백매가 얼굴 창백해도
온몸으로 매향을 풍기고 있다
눈설레가 혹독한 동토에
설중매가 고난의 면류관을 쓴 채
홍포를 입고
세마포를 두르고
희망의 빛을 발하고 있다
살바람을 막아 줄 잎새도 없이
얼어붙은 빙설에
역경과 핍박을 딛고
선구자 매화가
굳은 기개로
푸르름 가득할 매실을 위해
소망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가을 순례 / 김명석>
지평에 하늘 있어
해가 숨 쉬는 동안에 닿으려
행려병자의 발을 끌고 길을 간다
해가 설핏해 닿았으나
하늘은 산 너머로 멀어지고,
해가 산마루 창끝에 찔려
하늘에 붉은 피를 토하고 있다
핏물이 떨어져 언덕이 뻘겋게 되고
우듬지 꽃자리도 붉게 물들었다
어둠이 짙고
오랜 여정으로 십자인대가 상해
가시떨기 맹수 가득한 산에서
반석에 의지해 또 하루를 묵어야 한다
동녘에 해가 눈빛을 띄우면
지팡이를 짚고 발길을 이어
창수가 넘치는 강을 닥쳐도
물매를 던져 물둘레를 딛고 건너가야 한다
눈보라 날려
산야가 온통 하얗게 변하고
머리와 온몸이 희게 되더라도
땅 끝까지 가라 하시니
십자수 외투를 입고 꿋꿋하게 나아가리라
<노을 / 김명석>
구름이 벗갠 녘
불그스름 바다에 반짝이는 윤슬이
마음을 오롯이 잡아끈다
간밤에 지는 해가 아쉬워
수면에 잠들었던
노을이 섬섬히 일어난다
갯바람에 이끌려
노을 길을 따라
해 돋는 데로 노를 저어
마음을 혼연히 붉게 물들인다
수평선에 덩그런 붉은 해가
혼신을 감싸
심장이 활활 타오른다
노을빛에 젖어
불타는 열정으로
창파에 그물을 던진다
검기운
노을이 지는 녘에도
노을빛을 입고 그물을 올린다
<해바라기 / 김명석>
햇귀가 소슬바람을 타고 새벽을 트기 전
눈이 동살에
그무레한 어두움을 부스스 깬다
동녘 하늘에 눈썹을 세운
샛별이 빤짝빤짝하여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으스름달밤의 안개를 걷고
갓밝이에
우주 만물의 창조주의 섭리를 느끼며
밤사이 못했던
만유의 머리이신 하나님과 대화를 잇는다
떡비가 내리는 날
만나와 생명수의 은혜에 감사하며
말씀을 상고하고 마음판에 새긴다
참 빛을 바라며
볕뉘에 해바라기한다
어느덧 햇덧에
해껏 추수한다
해거름 어두움에도
참 빛을 바라며 해바라기한다
<심사평>
'설중매'는 눈 속의 매화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확인하고 고난 극복 의지를 힘차게 피력함은 물론 암시적으로 아름다움의 본질까지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1연, "겨울의 소맷자락 너풀거려", 2연, "온몸으로 (향기) 풍긴다", 3연, "홍포를 입고/세마포를 두르고", 4연, "살바람을 막아 줄 잎새도 없이" 등 설중매의 이미지로는 매우 구체적이고 참신하며 주변의 움직임까지 역동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돋보인다.
'가을 순례'는 신심이 두터운 순례자라면 최종 목적지뿐 아니라 중간의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생애를 체험하리라. 그 체험의 신선한 표현 면에서 이 시는 뛰어나다.
예를 들면, '해가 산마루 창끝에 찔려/하늘에 붉은 피를 토하고 있다/핏물이 떨어져 언덕이 뻘겋게 되고" 즉, 낙조와 단풍을 보면서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연상하며 "물둘레를 딛고 건너가야"에서도 주님의 갈릴리 행적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가을 또는 겨울일 텐데 "창수가 넘치는 강"이라 한 것은 비유는 과한 듯 하나 작가의 뜻이 깊이 담기고 함축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와서 닿는다.
<당선소감 / 김명석>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실어주신 서민기 심사위원장님과 권태헌, 김영택, 송광택, 류호준, 김성근, 이재관, 김기연 심사위원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문서선교의 사명을 갖고 일하면서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었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막11:24)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할 수 있느니라(마19:26)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서 나느니라(잠16:1)
이 말씀들을 굳건히 믿고 새벽마다, 날마다 기도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하여.
한국기독교작가협회와 사역자분들과 회원 성도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 지혜와 명철, 권능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은혜를 베푸신 최대규 회장님과 위순임 사장님, 항상 힘써준 대호 화가님, 늘 응원해준 죽마고우 김석태 형제님, 한결같은 안디옥 뿌리 이선우 자매님, 천 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격려해준 김계림 자매님, 이날까지 희생하신 사랑하는 어머니, 존경하는 김균택, 김균열 형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은혜에 보답하고자 보다 많은 열매를 맺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