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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솔랭코 2017. 8. 21. 12:17

젖먹이

 

 

세상에 나와서도

세상을 보지 못했다

암흑 속에 고사리손만 세상을 휘젓고 있었다

품에 안겨 젖을 빨 때에야

비로소 존재를 알았다

 

눈만 말똥, 희미한

기억

응애 소리 외에는 할 줄 모르던

갓난애가

두 발을 딛고 서 소리 내

세상을 볼 때

비로소 그분을 알았다

 

젖을 떼고

밥을 먹으면서도

 

여전히 젖을 찾는

나는

아직도 암흑 속의 미성숙 젖먹이인가

 

머잖아 의지할 것은

그분의 지팡이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