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석을 보내며
사십 년의 세월이 무상하구나
용산벌 파릇한 새싹이 돋음에
먼 타향 청운의 꿈을 품고
한둥지에 움터 같이 꽃을 피웠는데
한순간 자리가 비니
공허한 마음 금할 길 없구나
그대를 본지 엊그제 같은데
용산에서 처음 만나
용산에서 마지막을 하게 되었구나
한둥지 벗들과 모여
한둥지 시를 읊음에
그대의 그윽한 눈빛 이제 아련하구나
홍조 띤 얼굴
과묵한 모습
눈에 생생하다
오십구의 생 한스럽다만
한둥지 우리는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우리는 그대를 자랑스러워하리라
<2017.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