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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안디옥

솔랭코 2016. 8. 13. 15:16

뿌리 안디옥


사십 년 세월
아현동 길가
계단을 오르내리며
맨바닥에서
파릇 돋던 싹들이
어느새 육십으로

기도 전도 말씀 교제를 모토로
상고머리 댕기머리들이
예배하고
성가대 합창하고
부흥회 부르짖으며
꽃을 피워

신랑을 고대하는
순백의 웨딩드레스길
굴레방다리 언덕바지에서
성경 공부하고
철야 기도하며
깜깜 중에 플래시 비추어
탈바가지 만들던 그때

광명에서 새순으로 새로 돋아나
인도의 밤으로 찬미하고
라면을 끓이며
은혜와 정감을 나누던 그 시절

명석이 명범이 석태 광재 영철이

형완이 한수 흥식이 진형이 석찬이

선우 인자 계림이 기복이 영경이

승희 애순이 영숙이


뿌리 있는 꽃은
수십 해 지나도 그대로이고
뿌리 같은 우리는
육십이 넘어서도
한결같으리니

<2016.8.13. 전날 수십 년 만에 선우와 계림이와 통화하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