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2016.3.15.음2.7)은 우리 어머니의 팔순 생신입니다.
3월 14일 프라자호텔 세븐스퀘어에서 팔순 잔치를 하면서 어머니에게 축시를 바쳤습니다.
<어머니>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뵐 때만 해도 푸른 모습이셨는데
어느덧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 연로해지셨군요
셋방살이도 마다하지 않고 대문을 활짝 열고
우리 곁으로 다가와서 함께해 주셨지요
어둡고 곤한 중에 어머니의 나직한 음성을 들었습니다
미명에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상을 차려 주셨지요
궁핍한 살림에도 까만 콩을 볶아서 도시락을 싸 주셨지요
산더미 같은 빨래에 허리는 끊어지고 손은 다 부르텄지요
그 고결한 희생과 사랑을 늦게야 깨달았으니
나이만 헛먹었지 참 철부지였습니다
수술대에서 어머니의 약한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마취가 깨고 나서 옴짝달싹 못하심에
병신 되는가 보다 하시며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셨지요
수술대에서 어머니의 다정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마취가 깨고 나서 아픈 부위에 손대며 수술은 언제 하냐고 물음에
수술 벌써 다 끝났다 하시며 미소로 답해 주셨지요
어머니는 그렇게 온화하고 인정 깊은 분이셨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끊임없는 갈등과 다툼에
어머니는 많은 속을 끓이고 힘들어하셨지요
그럼에도 어머니는 자식들을 다 키우시고
아버지를 끝까지 돌보아 주셨지요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은 하늘같이 높고 바다같이 깊습니다
이미 사춘기에도 자식을 벌거벗기고 목욕을 시켜 주셨지요
언제나 어머니에게 그런 자식이고 싶습니다
무엇으로 다 해도 갚을 길 없지만
어머니의 순수함같이 순수함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연로하셔도 언제나 아름다우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