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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한 철학/ 김명석/ 밝게 빛나라@@

솔랭코 2024. 10. 25. 17:05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한 철학

(밝게 빛나라@@ 작가님의 작품들을 읽고)

 

 

밀리로드에 게재된 밝게 빛나라@@(이하 ’B작가로 칭함) 작가님의 총 645편으로 구성된 작품들을 두 번 완독했다.

 

B작가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 회고함으로써 수필을 철학으로 승화시켰다.

 

자신의 인생을 진실한 글로써 공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추함을 다 드러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족은 물론 지인들에 대해 솔직하게 언급해야 하기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당사자들은 자기에 대한 글에 민감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심지어는 좋았던 관계가 멀어지기도 한다. 필자는 그러한 뼈 저리는 경험을 했었기에 그 이후로는 웬만하면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완곡한 표현을 하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B작가는 자신에 대한 내용이나 가족과 지인들에 대한 내용을 조심스러워하면서도 할 수 있는 만큼 용기 있게 진솔히 표현했다. 수필은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써야 한다. 삶이 진실한 만큼 수필도 진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B작가는 그러한 장벽을 딛고 진실하게 표현했기에 그 작품들이 공감되고 가슴에 깊이 와닿고 여운이 오래 남는다.

 

B작가는 태아 때에 고초를 겪었고 그로 인해 아기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고초와 어려움을 강인하게 이겨 낸 것이 밑바탕이 되어 강인하게 살아왔다. 그의 엄마는 미안함과 죄의식에 B작가를 애지중지했지만 오히려 그는 엄마가 자기에게 집착하는 것을 극히 싫어했고 그러한 엄마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너도 너 같은 딸 낳아 키워 봐라. 그러면 엄마 마음 알 거다라고 충고한 엄마처럼 비록 딸은 아니지만 자신도 아들들에게 그러한 집착 증세를 보여 엄마를 빼닮은 꼴이 되었다. 2때 남자친구를 몰래 만나러 버스를 탔다가 엄마가 버스를 세우면서까지 하며 승차해 어디 가냐, 일찍 들어오라고 한 내용과 큰아들이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술을 마실 때 B작가가 밤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그가 걱정되어 그곳까지 찾아간 내용은 집착에 대해 절묘하게 대비한 표현이다.

 

호프집 사건으로 그동안 엄마 말을 잘 듣고 착하기만 했던 아들이 처음으로 반항하자 B작가는 그로 인해 자신의 집착을 성찰하고 그러지 않기로 각오하게 되었다. 게다가 엄마와 여자친구 중 하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엄마를 버려라, 너의 행복이 엄마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라고 한 표현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B작가의 소신과 인생관은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 어릴 적부터 생각을 거듭하는 사유로 달관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B작가는 엄마가 별세하고 나서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막내지만 엄마 대신 지적 장애인인 큰오빠를 보살피는 새로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마음이 짠하다. 비록 지금은 어절 수 없이 큰오빠는 내려놓지 못하지만 B작가는 가족과 자신까지 내려놓고 살기로 결심했다. 그게 자신을 응원하고 행복하게 하는 길임을 통찰한 것이다.

 

작품들에는 두 부류의 친구가 나온다. 부잣집 딸이지만 빵구 난 양말을 신고 다니는 것을 자랑하는 이상한 친구와 중 2때 전학을 가서 헤어졌다가 재회한 이모 같은 친구.

빵구 난 친구 작품들은 한낱 우스개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해학적이며 교훈적인 글들이다. 빵구 난 양말은 신체 일부가 펑크 난 필자에게 가슴 깊이 와닿았다. 코드와 색깔이 맞는 이모 같은 친구와 즐겁게 사는 것도 좋지만 코드와 색깔이 달라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주며 살아야 하는 사회적 측면이 잘 나타나 있다.

 

어릴 적에 항상 혼자 있었던 B작가는 그동안 깊은 사유와 통찰을 통해 자신까지 내려놓은 혼자가 되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철학처럼 B작가는 이제 사유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찾았다. B작가는 프로이트의 철학인 이드(Id)와 에고(Ego)를 넘어 슈퍼에고(Superego)와 같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B작가의 배 속의 작품들이 훌륭하게 엮인 책으로 세상에서 밝게 빛나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