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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일월/ 김명석/ 미래시학
솔랭코
2023. 12. 21. 13:42
하나님의 은혜로 '40살' '일월' 두 편의 시가 미레시학 2023년 겨울호에 게재되었습니다.
40살
광야 40년 동안
불기둥이 활활 타올라
구름기둥이 수원을 이루었다
마에스트로의 지휘봉이 반석을 두드려
샘물이 흐르는 소리가 울린다
세마포가 날갯짓하며 Gloria
그물이 사랑의 포로에게 고맙소
다홍 한복이 살포시 아리랑
광야의 외치는 소리가
놋뱀을 깨트려
종들이 비파와 수금을 타며 찬양한다
O Sole Signore
하나가 되어 시험을 이기고
합창하는 우먼
나이 불문하고 모두 40살
찐이야
일월
저수지의 물을 먹고 자라는 수목이
알록달록하게 변하니
벌거벗은 남녀노소가
몸을 가리려고 줄 섰다
저수지에 빠진 몸을
건져 내어 햇볕에 말리고
수목에서 잎사귀와 꽃을 따서
벌거숭이를 가린다
해와 달을 움직이는
지구의 힘이 절정에 다다라
숨 쉴 공간이 생기니
숨통을 틔우며 색깔을 드러냈다
돌고 도는 세상에
언제나 빈손인 바람은
미련을 남기지 않고
자취를 감추었다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곳에
시작과 끝이 맞닿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