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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시가 현대계간문학 2022년 겨울호에 실렸습니다
솔랭코
2022. 12. 17. 15:51
'로뎀나무' 시가 현대계간문학 2022년 겨울호에 실렸습니다.
로뎀나무
땅은 피부가 말라 푸석푸석하고
돌은 제 살을 깎아 먹어 삐쭉빼쭉해
햇볕도 기진맥진하는 척박한 광야에
뿌리를 깊게 내려 곤경을 극복하고
생명이 파릇하게 솟아올랐다
구름이 삼킨 산은 아득히 멀고
비는 소리를 내지 않아 황량해
풀 한 포기도 숨을 못 쉬는 광야에
오아시스에서 갈증을 해소한 가지들이
활기차게 쭉쭉 뻗어 오르고
바늘잎들이 나비들을 생기 있게 수놓았다
광풍에 쫓겨 걸음을 채찍질하며
더위로 뒤범벅되어 비틀비틀하던 행려가
햇볕도 더위에 지쳐 나무 아래서 쉬는
그늘에 기대어 안식을 얻는다
황량한 광야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끈덕진 생명력으로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