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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불렀다』를 읽고

솔랭코 2022. 5. 14. 18:36

『그가 나를 불렀다』를 읽고

 

 

가 누구인지 내내 궁금했다. 으레 그분이라고 단정했다. ‘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계속 읽어 나가면서야 가 누구인지 나름대로 유추하게 되었다.

 

중동 바위산 사구 능선 아라비아 사막의 환한 둥근달 속에서 서사적이면서 서정적인 파노라마가 전개되었다. 혹서와 혹한이 짜깁기 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벼랑에 거꾸로 매달려 외로움을 타는 가마우지 남동생이 7살 때 두레박을 타고 내려가 정화한 깊은 우물에서 깨끗한 우물물을 길어 올리고 있었다. 그 우물에는 단서가 되는 많은 추억이 담겨 있었다. 작가는 이를 두고 삶의 오솔길에서 추억의 옹달샘 물을 길어 올리는 작업이라고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 문간방에 살던 수줍은 계집아이 같은 노루귀꽃 갑순이(마댕이로 유추) 언니가 길 서점에 책을 빌려 오라는 심부름을 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서는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미 중학생 시절 문예반 단짝 J와 어김없이 피었다 지는 계절의 순환 속에 낙엽을 태우면서 내면의 깊은 냄새를 맡은 것 같다.

 

작가는 척추도 안 좋은데다 청라공원 심곡천을 산책하다 넘어져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뼈를 다쳐 더 서러움을 느꼈을지 모른다. 가뜩이나 화석같이 붙박인 무서운 섬이 되어 저 꽃이 불편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문학의 외로운 섬에서 창작이 고통스럽더라도 자유를 추구할 수 있고 식물은 혼자 있는 것보다 군락을 이루고 있을 때가 더욱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한다며 문우들과 함께하면서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작가는 글벗과 문학기행을 통한 만남은 쉼표요 여행이 끝난다는 건 한 편의 글로 남는 마침표라고 한다.

작가는 추억 속에서 타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잃어버린 자신을 찾고 있다. 작가는 인생은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어릴 적부터 돋보기를 쓴 작가의 시선은 예리하다.

 

누구나 구멍 숭숭 뚫린 문설주가 있다. 작가는 그 문설주에서 자신도 모르게 삭아가는 인간의 모습 같은 개미의 집을 보았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26년간 항구도시에서 갯냄새를 맡으며 자랐다. 작가의 글에 곰삭은 갈치속젓 향기가 물씬하다. 작가는 삶의 향기는 갈치속젓 같은 그리움이라고 표현한다.

독자의 졸견으로 는 그리움이다.

 

작가는 인간미를 중시한다.

독자는 글 쓰는 이유를 부족한 면을 채우기 위해서, 라고 여겨 왔는데, 수필집을 읽고 나서 글쓰기는 자신을 제대로 된 인간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깨달았다.

 

귀한 수필집을 읽도록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옥필과 작가님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겠습니다.

잘못 이해한 점이 있다면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하나님의 은혜가 늘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저산 김명석

 

* 독후감에 표현된 대부분의 내용은 수필집의 문구를 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