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랭코 2022. 2. 4. 17:44

입춘

 

 

봄은 대지를 얼리는 한겨울에

새벽노을이 지는 동백꽃이 기지개를 켜며 시작되었다

아침 해가 붉게 물들인 겨울 바다처럼

동백꽃은 한기에 홍조를 띠고

봄 처녀에게 수줍게 입맞춤했다

 

동매(冬梅)는 언 땅을 딛고 일어서

기개를 떨치며 봄기운을 풍긴다

한설이 시샘해도

설중매는 솜사탕을 맛보듯 음미하며

봄빛을 발산해 겨울을 녹인다

홍매는 해질녘에도 저녁노을처럼 혈색이 좋다

 

강과 호수에 얼었던 겨울의 두께가 얇아지고

찬바람은 휘파람 소리를 내고

대지와 나뭇가지에 봄이 움트는 기운이 꿈틀거리고

둥지에 봄을 재촉하는 속삭임이 맴돈다

 

햇살은 더욱 온기를 띠고

봄바람이 봄나들이할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