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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수가 틀렸다
솔랭코
2022. 1. 22. 13:38
번지수가 틀렸다
낮을 검게 도색하는 어둠 속에 낮에 새가 밤에 쥐가 녹음한 말을 조롱 속의 앵무새가 뱉어내어 뇌를 갉힌 새대가리가 맴을 돌다가 돌상에 부딪쳤다 머리가 상한 개돼지가 자기가 싼 똥을 먹으며 잘못했다며 바닥에 연신 무릎을 꿇었다 발정이 나서 주인을 물어뜯고 가출한 애견이 굶주리다 못해 어둠을 먹는 광견이 되었다 바람이 부는 대로 이 모양 저 모양이 되는 구름처럼 ‘오늘은 몇 명 오늘은 몇 퍼센트’에 도취된 개돼지들이 자기 간담을 먹으며 조아린다 길을 잃고 헤매는 보따리에 간담이 가득하다 개돼지가 어둠을 먹고 어둠이 개돼지를 먹는다 이미 돌상에 부딪쳐 무릎을 꿇은 주인도 제 집을 못 찾고 어둠 속에 갇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