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어머니의 바다

솔랭코 2021. 12. 29. 09:17

어머니의 바다

 

 

하늘을 품고 많은 해가 뜨고 졌다

기러기 떼는 그림자를 살피며 길을 찾았고

연어 떼는 자궁 속의 기억으로 귀향했다

 

새들이 깃든 젖무덤을 닮은 돌섬에

쏟아지는 햇살이 과거를 파헤치고

물결이 조개껍질을 두드리며 속을 긁었다

 

겉으로 밝게 웃어도

속은 어두웠다

가슴은 늘 빈 조개껍데기였다

 

물수제비를 뜬 자리에 윤슬이 피어나도

새우 등이 금 가고 구부러졌다

 

시퍼렇게 멍들어도

속이 깊어

자식들을 품었다

 

기러기 떼가 어미 품속에서 먹이를 구하고

연어 때가 품속을 벗어나도

자식들이 돌아와 모정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