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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홍두깨
솔랭코
2021. 6. 26. 14:22
행복한 홍두깨
구름이 흐르지 않고 멈추어 있다면 구름이 아니라고
구름을 흐르게 하는 힘은 바람일까 시간일까, 하고
고뇌하는 사이, 근 십 년
변한 것은 주름이다
홍두깨가 아닌 밤중에 구름같이 사라졌었지만
굳이 잊으려 하지 않음은 보이지 않기에
염두에는 아쉬움과 덤덤함이 숨바꼭질했었다
돈은 구름과 같아서
구름이 많이 낄수록 근심이 더하고
비가 되어 사라질 뿐
폭우가 쏟아지면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둑을 개방해 방류해야 한다고
고뇌하는 사이, 근 십 년
뭐 이렇게 자주 와요
열무김치 인심을 오천 원에 사고
홍두깨가 다듬이질하는 넉살을 회자하는 사이
구름이 멈춘 곳에 아닌 밤중의 홍두깨는 안녕했다
풍미와 소담으로 오두막을 짓고
도마에 구름을 반죽해 주름을 펴고 칼바람으로 빗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변함없는 행복한 홍두깨에게서 행복을 사는 데는 그다지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