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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봄기운
솔랭코
2021. 3. 20. 14:55
희망의 봄기운
봄기운에
달이 이지러져도 달은 둥글고
구름이 해를 가려도 해는 밝았다
연로하신 엄마의 생신 잔칫상에
핀 민들레 죽순 참취 우엉 새송이버섯 껍질콩 숙주 시래기가
자연에 버무려져
봄의 향기를 더한다
민들레를 두고 옥신각신해도
엄마가 볕이 잘 드는 들판에서 자라는 민들레였다
빨랫줄에 널린 물기에 젖은 무거운 빨래들을 지탱하느라
허리가 휘어져 버린 바지랑대
볕이 빨래들을 가볍게 한다
봄을 맞은 엄마의 새 옷도 가볍다
엄마가 눈과 귀가 없는 마른 낡은 빨래를 걷어
개키며 어루만진다
세상의 거리두기보다
무서운 마음의 벽을 허물고
거리가 가까워진 잔칫상에 볕이 들었다
눈과 귀가 없는 능에는 가지 않았다
봄기운이 감도니 아직 봄이다
구름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햇빛으로 불을 밝히니
길가의 노란 개나리들이 활짝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