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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밴댕이 소갈머리의 진면목
솔랭코
2014. 6. 29. 19:14
강화 밴댕이 소갈머리의 진면목
첫 느낌은 소중하다
어떻게 그렇게 자그마한 몸에서
그런 기품 있는 맛을 낼 수 있을까
달콤함 그 자체로세
광어도 우럭도 낼 수 없는
부드럽고 깊은 맛일세
어물전에 누운 모양과 빛깔만 보고
조기인줄 알았더니 조기가 아니라 하여
그냥 그러려니 했더니
내면을 맛보고서야 진면목을 확인했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 했거늘
하물며 사람으로서
미물이라고 너를 하찮게 여겼더니
소리 없이 진가를 보여주어
나로 절로 고개 숙이게 하는구나
소인배의 선입관과 교만과 무지함으로 인한
밴댕이 소갈머리의 소치요 감동일세
그대의 참모습을 알기 전에
나는 풍물에 도착해 이미 세 번 속았노라
단면만 보고 속고
나 자신에 속고
남에게 속고
결국 자중지란
스스로 무너진 것이라
살신성인이라 했던가
그대 한 몸 바쳐
나로 깨치고
상심했던 마음마저 녹여주니
그대를 어물전의 으뜸으로 녹명하노라
<2014.6.28. 강화 풍물시장에서 밴댕이회를 식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