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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벽화골목

솔랭코 2020. 7. 13. 18:18

행궁동 벽화골목

 

 

초라한 지붕과 허름한 담 사이로

볕뉘 인색한 골목

벽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담쟁이가 한 줄기 햇살을 받으려

손을 허우적거리며 기어오르고 있다

 

창틈으로 조기 썩은 냄새

문틈으로 간장 달이는 냄새 진동하고

벽에서 문어 다리가 고달픈 생활에 갇힌 삶을 탈출하려

발버둥 치고 있다

 

하얀 두루마기에 스마트폰 SNS는 어색하지만

남녀가 밀애를 나누는 외진 곳

씨를 뿌린 자리에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있다

 

분단장한 담벼락에

애환 속에 활기가 돌고

초행길 낯설고 뒤돌아서도

눈을 맞추고 사랑을 나누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