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랭코 2020. 5. 19. 16:36

빗소리

 

 

봄비 추적추적 내리니

바람이 소리 되어 속삭이고

봄꽃이 귀를 쫑긋하고 하늘거린다

빗방울에 담긴 추억이

꽃잎에 떨어져 가락이 울리며

대구루루 그리움 흙에 스민다

 

좁다란 마당 위 플라스틱 차양에 후드득거리는 빗소리에

처마 밑 둥지 재잘거리던 제비 새끼

어미 되어 귀소하고

처마 끝 떨어지는 낙숫물 가슴을 후빈다

 

골목길 리어카 끄는 엿장수의 쟁강쟁강 가위질 소리

빗방울에 스며들어 흘러 내려가고

먹구름 낀 하늘 밑 아파트 창 너머

빗소리 시나브로 작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