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랭코 2019. 12. 21. 16:39

철녀

 

 

칼날 같은 바위를 잡은 손에 천년의 기운이 서린다

풍파가 조각한 기암절벽과 물아일체 된

여인의 이마에 세파의 파노라마가 땀방울로 송골송골 맺힌다

깎아지른 절벽과 맞닥뜨려 굴하지 않는 여인

바위만큼이나 강하고

기암절벽만큼이나 멋지다

 

헛발을 딛고 손이 미끄러지면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절벽을 타는 곡예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여인의 머릿속에

긴장과 고뇌가 회오리친다

 

난관에 봉착해서도 포기하지 않는 여인에게

해풍이 발을 밀어 올리고

햇살이 손을 끌어당긴다

가시밭을 헤치고 올라선 철녀를

안식이 밝게 맞이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