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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시인의 <내일의 길>

솔랭코 2019. 8. 30. 14:11

다음은 월간문학(2019.9월호)에 실린 김남조 시인의 시입니다.



내일의 길 / 김남조


으스스 깊은 곳에 추락했지요

태풍처럼 세찬 힘이 휘감아 당깁니다

집들이 성냥처럼 얕게 포개져 있고

누구를 불러도 대답이 없습니다

고통의 칡넝쿨에 감겨 아픈 사람 여럿인데

의사가 없습니다

의사도 몸이 아픕니다

좌절과 어둠만 무성합니다

하면 다른 곳으로 가 보렵니다

어디엔가 불 밝힐 집이 있겠지요

못 찾으면 초원에서 잠자고

내일의 태양 아래

내일의 숙소를 찾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