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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신림역
솔랭코
2019. 7. 13. 10:01
종착역 신림역
풋 미소년을 실은 기차가
덜거덕 은빛 외길을 달려
찻간에 시간과 족적을 남기고
사십 년이 되어 종착역에 멈췄다
고압선에 지탱한 화사가 신림에 똬리를 틀어
장끼가 목울대를 울리고
치악산 옥수가 초로의 발을 씻긴다
이제 무거운 짐일랑 선반에 놓아두시게
도화 홍안은 퇴색돼도 복숭아 주렁주렁하지 않은가
겨울이면 감악산 역사지붕 백발 되어도
봄이 되면 도화 소생하고 복숭아 풍성하다
감자바위가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어
꿀벌의 날개 프레스토 활개 치고 봉밀 넘친다
제2의 생로 시발역 신림역에서
쉰아홉 풍선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안식과 소망을 품고
기적 소리 다시금 울리며
청홍 기차는 계속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