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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

솔랭코 2020. 6. 28. 13:39

낯선 세상

 

 

어찌

꽃이 아름답지 않다고

나비가 아름답지 않다고

새가 아름답지 않다고

하겠는가?

 

꽃향기에 취해

흥겹게 나울거리던 나비가

순식간에 새에게 잡혀 먹혔다

꽃도 나비도 새도 낯설어 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만 낯선 세상

바이러스가 인간을 잡아먹는 세상

바이러스가 중심이 된 세상

모든 걸 통제하고 통제받아야 하는 세상

 

QR코드를 찍지 않으면

출입 명부를 작성하지 않으면

출입이 통제되는 세상

 

QR코드를 찍어야 꽃의 꿀을 빨 수 있어

어리둥절해하는 나비

QR코드를 찍어야 나비를 맛볼 수 있어

안절부절못하는 새

 

QR코드를 낯설어 하는 출입 명부

 

어느덧 미래의 낯선 세상에 와 있는 인간

과연 사후에도 QR코드가 효과가 있을까?

QR코드는 더없이 낯설어 할 터인데